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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사마르칸트(우즈베키스탄): 건축의 보석

by cococooo 2025. 4. 11.

중앙아시아를 여행하다 보면, 때로는 과거로의 문을 연 듯한 순간이 찾아옵니다. 우즈베키스탄의 사마르칸트는 그런 곳입니다. 실크로드를 따라 천 년 넘게 인류의 문화가 흐르던 이 도시는 건축의 정수, 예술의 결정체로 불릴 만큼 찬란한 문명의 흔적을 오늘날까지 간직하고 있습니다.

1. 사마르칸트의 역사적 위상


사마르칸트는 기원전부터 존재해온 도시로,

• 알렉산더 대왕이 감탄한 도시이며
• 무슬림 정복자들, 몽골군, 티무르 제국을 거쳐
• 실크로드의 중심지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14세기 티무르(Timur)가 수도로 삼으면서
건축·과학·예술의 꽃을 피운 ‘이슬람 르네상스’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2. 레기스탄 광장 – 도시의 심장이자 예술의 무대


사마르칸트를 상징하는 건축물, 레기스탄 광 (Registan Square). 세 개의 마드라사(이슬람 신학교)가 나란히 서서 장대한 구조미와 타일 장식으로 보는 이의 숨을 멎게 합니다.

• 울룩베크 마드라사: 천문학자 왕이 세운 과학과 신학의 학교
• 셰르도르 마드라사: 사자의 그림이 있는 이례적인 외벽 장식
• 틸랴 카리 마드라사: 내부 황금 도금 장식은 사마르칸트 건축의 절정

청색과 금빛 타일, 대칭의 아름다움, 아라베스크 문양은
단순한 종교 건축을 넘어 하늘과 신, 인간의 조화를 담은 예술입니다.


3. 구르 아미르 영묘 – 티무르 황제의 마지막 안식처


푸른 돔이 인상적인 구르 아미르(Gur-e-Amir)는 티무르 제국의 창시자 ‘타메를란’의 무덤입니다.

• 내부 황금빛 장식과 정교한 기하학 패턴
• 중앙아시아 건축의 모델이 되어 이후 무굴 제국(인도 타지마할의 뿌리)에 큰 영향을 끼침

티무르 자신이 “내 무덤을 건드리는 자는 큰 재앙을 맞을 것이다”라 했다는 전설도 유명합니다.


4. 비비 하눔 모스크 – 사랑이 만든 거대한 기념비


이 모스크는 티무르의 왕비 비비 하눔의 이름을 딴 건축물로, 당시 이슬람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모스크 중 하나였습니다.

• 아치형 입구, 청색 타일의 돔, 기하학 문양으로 장식된 벽
• 건축 규모의 무리한 확장으로 붕괴와 보수의 역사가 반복되었지만, 여전히 이슬람 건축의 웅장함을 상징하는 유산입니다.




 

5. 샤히 진다 – 살아있는 자와 죽은 자의 길


‘살아 있는 왕’을 뜻하는 샤히 진다(Shah-i-Zinda)는
왕족과 성인들의 무덤이 밀집된 묘역이자 성소입니다.

• 구불구불한 언덕길을 따라 푸른 타일의 영묘가 이어지며
• 정교한 돔과 문양이 마치 미술관처럼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이곳에서는 단순한 건축 이상의 ‘정신적 공간’이 느껴집니다. 슬픔, 경외, 예술, 기억이 공존하는 장소죠.

 

마무리하며: 시간과 타일로 쌓아올린 도시


사마르칸트는 벽돌과 타일, 빛과 그림자, 그리고 인간의 예술 혼이 만나 만들어낸 찬란한 건축의 도시입니다. 단순히 아름다운 건물을 넘어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영혼과 꿈, 신에 대한 경외심이 건물 하나하나에 새겨져 있습니다. 사마르칸트를 걷는다는 것은, 시간의 결을 따라 걷는 일이며 문명과 예술의 최고치를 만나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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