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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왜 드레이크 해협을 건너는 것이 ‘바다의 통과의례’로 불릴까?

by cococooo 2025. 4. 26.

“Welcome to the Drake!”
남극행 크루즈에 몸을 실은 순간, 이 말은 농담 같지만 진심으로 들립니다. 드레이크 해협(Drake Passage) – 남미 끝자락과 남극 반도를 잇는 이 바다의 이름은, 수많은 뱃사람들과 탐험가들, 심지어 현대의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바다의 통과의례(Rite of Passage)’라 불립니다.

왜 사람들은 이 해협을 통과하는 것을 ‘의식’처럼 여기는 걸까요?


1. 세계에서 가장 거센 바다 중 하나


드레이크 해협은 남극 반도와 남아메리카 대륙의 최남단, 케이프혼 사이의 바다입니다. 넓이는 약 1,000km, 깊이는 4,000m 이상. 하지만 이보다 더 강렬한 특징은 바로 그 해류와 바람, 그리고 파도입니다.

• 남극순환해류(ACC)가 시속 수십 km로 몰아침
• 거친 편서풍(Westerlies)가 사방에서 부딪힘
• 대륙붕이 없어 파도가 순식간에 수 미터까지 솟구침

이곳의 파도는 때로 10m를 넘기도 하며, 맑은 날조차 해수면은 절대 조용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뱃사람들은 ‘드레이크 해협을 ‘바다의 고통시험장’이라 부르기도 하죠.



 

2. 두 얼굴의 드레이크 – ‘레이크’냐 ‘셰이크’냐


드레이크 해협은 그날그날의 날씨와 해류 상태에 따라 두 가지 별명을 갖습니다.
• Drake Lake: 호수처럼 잔잔할 때, 비교적 안정된 항해 가능
• Drake Shake: 흔들리고 쏟아지고 구토 봉지 난무… 악명 높은 ‘멜미(멀미)의 바다’

배멀미약과 진심 어린 다짐(?) 없이는 건너기 힘든 이 해협은, 자연의 무자비함을 몸으로 느끼게 하는 구간입니다. 그래서 이 해협을 건넜다는 건, 단순히 장소를 지나친 것이 아니라 자신과 바다의 경계를 넘은 것이라는 의미로 다가오죠.


3. 탐험가들이 남긴 유산 – 경외의 바다


에른스트 섀클턴, 제임스 쿡, 아문센…
남극 탐험의 전설들은 모두 드레이크 해협을 거쳐갔습니다. 그들은 이 바다를 건너야만 남극에 닿을 수 있었고, 그 모진 파도를 견디고 나서야 진정한 탐험가로 여겨졌습니다.

오늘날에도 남극으로 향하는 유일한 해상 루트는 이 해협뿐이며, 여행자들 사이에서 드레이크 해협을 건넜다는 것은 단순한 항해가 아니라, ‘경험’ 그 자체로 여겨집니다.


4. 통과의례란 무엇인가? – 인간과 자연 사이의 문턱


심리학과 인류학에서 ‘통과의례(rite of passage)’는 한 개인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상징적인 경험을 말합니다. 그리고 드레이크 해협은 그런 의미에서, 지구의 극지로 향하는 여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자연의 문턱’인 셈입니다.

• 도전과 극복의 상징
• 인내와 경외의 체험
• 경험 이후 자신이 바뀐 듯한 감정

그 파도 위에서 고요한 별을 보든, 침대에서 구토와 싸우든, 사람들은 이 해협을 지나며 말합니다.
“나는 드레이크를 건넜다.”


드레이크 해협은 인간이 자연 앞에 얼마나 작은지를 일깨워주고, 그 경이로운 바다를 지나 남극 대륙에 발을 딛는 순간, 비로소 세상의 끝에서 새로운 감정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이 해협은 단순한 항로가 아니라 ‘통과의례’로 남는 바다입니다.

 

드레이크 해협의 해양 생물 다양성 – 펭귄, 고래, 바닷새의 천국

남극으로 향하는 바닷길, 드레이크 해협(Drake Passage). 이 해협은 단지 차가운 바다를 넘어야 하는 구간이 아닙니다. 여긴 지구상에서 가장 살아 있는 바다, 수많은 해양 생물들이 살아가는 남극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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