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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태즈메이니아 데블, 이름만 무서운 이 귀여운 포식자

by cococooo 2025. 5. 11.

‘데블(Devil)’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누구나 으스스하고 사나운 이미지를 떠올리게 됩니다. 실제로 “태즈메이니아 데블(Tasmanian Devil)“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이 동물이 도대체 얼마나 무섭기에 그런 별명을 붙였을까, 궁금해지죠. 하지만 막상 이 동물을 눈앞에서 보면, 그 이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작고 통통하며, 깜찍한 외모에 웃음이 절로 나올지 모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름만 무서운’, 실은 너무나도 매력적인 이 야생의 포식자, 태즈메이니아 데블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태즈메이니아 데블이란?


태즈메이니아 데블은 세계에서 가장 큰 육식성 유대류로, 오스트레일리아 본토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멸종되었고, 현재는 오직 태즈메이니아 섬에서만 야생 개체가 서식합니다.

• 학명: Sarcophilus harrisii
• 크기: 몸길이 약 50-80cm, 체중 6-12kg
• 외모: 짧고 검은 털, 커다란 귀, 통통한 체형, 날카로운 이빨
• 수명: 평균 5~6년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 동물로, 주로 숲속, 관목지대, 농장 주변에 서식하며, 시체 청소부(scavenger)로서 생태계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무섭다는 오해의 이유: 괴성과 외모


태즈메이니아 데블은 식사 중 또는 위협을 느낄 때, 매우 시끄럽고 거친 소리를 냅니다. 고함, 으르렁거림, 날카로운 비명 같은 울음소리가 어둠 속에서 들려올 때, 이를 처음 들은 유럽 이주민들이 그 정체를 모르고 ‘악마가 나타났다’고 착각한 데서 “데블”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게다가, 짙은 털과 날카로운 이빨, 강한 턱은 얼핏 보기에는 포악해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대부분의 시간을 겁 많고 조심스럽게 보내는 동물입니다.


의외로 귀엽고 사회성도 있다?


태즈메이니아 데블은 외톨이로 알려져 있지만, 사냥이나 먹이 섭취 시 무리를 이뤄 먹이를 공유하는 등 나름의 사회성이 있는 동물입니다. 다만, 먹이를 두고 다툴 때는 으르렁거리고 싸우기도 하며, 이 과정에서 특유의 괴성을 내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놀랄 만한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아기 데블은 무려 4마리 이상: 어미는 20~30마리의 새끼를 낳지만, 젖꼭지가 4개뿐이라 살아남는 아기 데블은 많아야 네 마리입니다.
• 꼬리에도 지방 저장: 건강한 개체일수록 꼬리에 살이 통통하게 차 있습니다.
• 속력도 꽤 빠르다: 13km/h 이상으로 달릴 수 있고, 나무도 어느 정도 탈 수 있습니다.


턱 힘은 곰보다 강하다?


태즈메이니아 데블은 덩치에 비해 엄청난 턱 힘을 자랑합니다. 동물학자들에 따르면, 체중 대비 턱의 물기 힘은 포유류 중 최상위 수준으로, 이는 사체의 뼈까지 부숴서 먹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이들은 동물의 털, 뼈, 내장까지 모두 섭취하는데, 이는 자연 환경의 청소부 역할을 하는 중요한 생태학적 기능입니다.


안타까운 현실: 전염성 안면종양(DFTD)


태즈메이니아 데블이 현재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전염성 안면종양(Devil Facial Tumour Disease, DFTD)이라는 희귀 질병 때문입니다. 이 병은 개체 간 싸움 중에 물거나 핥는 과정에서 전염되며, 발병 후 몇 개월 내에 사망하게 되는 치명적인 암입니다.

현재까지 이 질병에 대한 치료법은 없으며, 태즈메이니아 전체 개체 수는 20년 사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상황입니다. 다행히 호주 정부와 다양한 보존 단체들이 ‘유전적으로 면역이 있는 개체군 보존’, ‘격리 보호구역 조성’ 등의 방법으로 생존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태즈메이니아 데블을 만날 수 있는 곳


야생에서 직접 만나기는 쉽지 않지만, 다음과 같은 보호구역 및 체험 센터에서는 가까이에서 이 특별한 동물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 Bonorong Wildlife Sanctuary (호바트 근교)
• Tasmanian Devil Unzoo (타즈만반도)
• Devils @ Cradle (크래들 마운틴 근처)

이들 센터는 단순한 전시가 아닌 야생 회복과 연구를 병행하는 보존기관으로, 투어에 참여하면 실제 보호 활동에 간접적으로 기여할 수도 있습니다.

 

마무리: 작은 몸에 담긴 생태계의 거대한 균형


태즈메이니아 데블은 단순한 ‘귀여운 야생동물’ 그 이상입니다. 그들은 오랜 진화의 시간을 거쳐 이 섬에만 남은 특별한 유산이며,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존재입니다.

비록 이름은 ‘악마’지만, 그 존재는 태즈메이니아 자연의 수호자에 더 가깝습니다. 다음에 태즈메이니아에 간다면, 밤하늘 아래 어디선가 작게 울리는 그들의 괴성을 들으며, 이 작고도 위대한 동물의 존재를 떠올려보세요. 아마도 그 울음은 공포가 아니라 생명의 외침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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