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 명태, 동태의 차이점 – 한 생선, 세 가지 이름의 비밀
한국인의 식탁에서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생선, 명태.
찌개, 구이, 국, 포, 안주까지 활용 범위가 넓어 ‘국민 생선’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 하나.
명태, 동태, 황태, 코다리, 북어… 모두 생김새가 비슷한데 이름은 왜 이리 다양할까요?
사실 이들은 모두 같은 생선인 명태입니다. 단지 잡힌 시기, 가공 방식, 보관 방법에 따라 불리는 이름이 달라지는 것이죠. 이 글에서는 명태, 동태, 황태를 중심으로
그 차이를 알기 쉽게 정리해드립니다.
1. 명태란 무엇인가? – 모든 이름의 기준점
명태는 북태평양의 찬 바다에 서식하는 대구과 어류입니다. 학명은 Theragra chalcogramma이며,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 고성, 속초, 북한의 함경도 일대에서 많이 잡혔습니다.
이 명태라는 이름 자체는 함경도 방언에서 유래한 것으로, 명태를 처음 잡아 진상했다는 어부의 이름이 ‘명태’였다는 설이 유명합니다.
2. 동태 – 얼려서 먹는 겨울 명태
• 동태(凍太)는 말 그대로 ‘얼린 명태’입니다.
• 주로 겨울철에 갓 잡아 즉시 냉동시킨 것으로,
생명태의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동태찌개나 전골 등에 사용됩니다.
동태는 살이 부드럽고 수분이 많아 찌개 요리에 특히 적합하며, 해동 후에도 살이 흐트러지지 않아 가정식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형태입니다.
3. 황태 – 자연이 만든 건조 명태의 결정판
• 황태(黃太)는 겨울철 영하의 추위와 따뜻한 햇볕을 반복적으로 맞으며 40~90일간 덕장에서 얼고 녹기를 반복한 명태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살이 노랗게 변하고, 맛은 깊어지며, 조직은 부드럽고 쫄깃해집니다. 황태는 수분 함량이 낮고 단백질 농도가 높아 해장국, 구이, 포, 볶음 등에 다양하게 활용됩니다. 강원도 인제, 진부령, 대관령의 고산지대는 황태덕장이 밀집한 유명 생산지입니다.
4. 그 외에 북어, 코다리, 노가리도 명태?
아래는 기타 명태 제품들입니다.
• 북어: 명태를 그냥 말린 것. 황태보다 덜 숙성되어 딱딱함
• 코다리: 명태를 반쯤 말려 쫄깃한 상태로 만든 것. 조림 요리에 좋음
• 노가리: 어린 명태. 술안주로 인기 있는 말린 간식
• 건태: 말린 명태를 통칭. 북어와 유사
결론 – 한 생선, 여섯 이름의 맛있는 변신
명태는 단일한 생선이지만, 자연과 손길이 더해질수록
황태, 동태, 북어, 코다리, 노가리 등으로 다양한 얼굴을 보여줍니다. 이름은 다르지만 모두 뿌리는 같은 명태, 그 변신의 매력은 곧 한식의 지혜이자 계절을 담은 음식문화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에 식탁에 오른 명태 요리를 보게 된다면, 그 생선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한 번 떠올려보세요. 그 안에는 바다의 계절, 사람의 정성, 한국 식문화의 깊이가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