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음식 여행 – 플로브, 샤슬릭, 라그만의 세계
초원과 오아시스가 어우러진 땅, 실크로드의 중심지였던 우즈베키스탄. 이곳의 음식은 유목 문화, 페르시아·튀르크 전통, 러시아의 흔적, 이슬람의 식문화가 한데 섞여
풍성하고 독특한 맛을 자아냅니다. 이번 글에서는 우즈베키스탄의 대표 음식 세 가지, 플로브(Plov), 샤슬릭(Shashlik), 라그만(Lagman)을 중심으로 그 맛과 문화 속 의미를 함께 여행해 보겠습니다.
1. 플로브 (Plov) – 우즈베키스탄의 국민밥
플로브는 우즈베키스탄에서 단순한 음식이 아닙니다.
결혼식, 잔치, 장례식, 일요일 아침까지…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함께하는 상징적 요리입니다.
• 재료: 양고기 또는 쇠고기, 쌀, 당근, 양파, 기름, 향신료(주이라/커민 등)
• 조리법: 깊은 가마솥인 카잔(kazan)에 기름을 두르고, 고기-양파-당근을 볶은 뒤 쌀을 얹고 한 번에 쪄내듯 익힙니다.
특징은 쌀의 식감!
기름에 볶은 당근과 고기의 풍미가 쌀에 스며들어
담백하지만 깊은 맛과 고소함이 입안 가득 퍼집니다. 지역마다 맛의 차이가 있는데, 타슈켄트식은 담백, 사마르칸트식은 기름지고 묵직한 편입니다.
2. 샤슬릭 (Shashlik) – 실크로드의 향이 담긴 꼬치구이
샤슬릭은 중앙아시아 전역에서 즐기는 꼬치구이지만,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특히 거리 음식의 왕으로 군림합니다.
• 양고기, 쇠고기, 닭고기, 간, 심지어 감자와 토마토까지
• 고기를 향신료와 식초에 재운 뒤, 꼬치에 꿰어 숯불에 천천히 구움
• 양파 슬라이스를 곁들이고, 식초에 살짝 절인 샐러드와 함께 제공
고기 하나하나가 부드럽고 육즙이 가득하며, 쫀득한 식감과 불 향이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습니다. 샤슬릭은 식당에서도, 길거리에서도 만날 수 있으며 친구들과 술 한잔할 때, 가족과 소풍 갈 때도 빠지지 않는 대표 음식입니다.
3. 라그만 (Lagman) – 손으로 뽑아낸 우즈베크식 면 요리
라그만은 중앙아시아식 국수 요리로, 중국의 란저우 우육면이나 동북아의 밀가루 국수와 비슷한 조리 방식이지만
향신료와 고기, 야채가 어우러진 볶음 또는 국물 요리입니다.
• 면: 손으로 직접 늘여 만드는 수타면
• 소스: 토마토 베이스에 양고기, 피망, 양파, 당근, 감자 등 다양한 채소와 향신료
스타일:
• 국물이 자작한 스튜 형태,
• 또는 볶음면처럼 진한 소스를 얹는 방식 두 가지가 있음
국수인데 면보다 소스와 재료의 풍미가 더 강렬합니다.
감자와 면이 함께 어우러지는 ‘탄수화물+탄수화물’ 조합도 특이하죠.
4. 이외에도 추천할 만한 음식들
• 만티(Manti): 양고기와 양파로 속을 채운 대형 찐만두
• 솜사(Samsa): 타누르(점토 오븐)에 구운 페이스트리형 고기파이
• 노닌(Non): 탄두르에서 구운 전통 빵, 플로브와 함께 먹으면 꿀조합
• 차이(Chai): 민트나 레몬을 곁들인 차, 식사의 마무리로 필수
마무리하며: 음식에 담긴 문화와 역사
우즈베키스탄의 음식은 단순한 ‘맛있는 음식’을 넘어
유목민의 지혜, 오아시스 도시의 풍요, 다민족 사회의 융합이 녹아 있는 살아 있는 역사입니다. 불 위의 솥, 숯불의 연기, 손으로 뽑아낸 면발 하나에도 실크로드를 따라 흐르던 문화와 감성이 고스란히 스며 있습니다.
지금 바로 우즈베키스탄의 식탁으로 떠나보세요. 그 안에는 시간과 정성, 그리고 따뜻한 환대가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