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 종류: 생차 vs. 숙차
시간이 만든 깊이, 발효의 방향이 다른 두 가지 이야기
차 한 잔에 담긴 깊이 있는 향과 맛. 그중에서도 보이차는 발효와 숙성이라는 과정을 통해 시간이 빚어낸 예술로 불립니다. 그런 보이차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바로 생차(生茶)와 숙차(熟茶).
둘 다 같은 찻잎에서 시작되지만, 맛, 향, 색, 성격은 전혀 다른 길을 걷습니다. 이 글에서는 생차와 숙차의 차이점과 특징을 하나씩 짚어보며, 여러분의 취향에 맞는 보이차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생차(生茶) – 자연 발효의 예술
생차는 말 그대로 ‘날 것’의 차입니다. 수확한 찻잎을 살짝 덖고 말린 뒤, 눌러서 병차(떡차)나 타차로 만들고, 따로 인위적인 발효 없이 자연 숙성에 맡깁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산화와 미생물 활동에 의해 서서히 변화해 가는 방식으로, 숙성 연도에 따라 맛과 향이 점점 깊어집니다.
생차의 특징:
• 갓 만든 생차는 떫고 쌉싸름한 맛이 강하고, 청량하고 투명한 향을 가집니다.
• 시간이 흐를수록 감칠맛과 고소함, 흙내음이 더해져 풍미가 풍부해집니다.
• 숙성 기간이 길수록 가치가 올라가는 경향이 있으며, 차 수집가들의 선호 대상이기도 합니다.
생차는 마치 와인처럼 ‘숙성의 매력’을 즐기는 차입니다. 해마다 달라지는 맛의 변화를 느끼고 싶은 분께 추천드립니다.
숙차(熟茶) – 지금 마시기 좋은 깊은 구수함
숙차는 생차와 같은 찻잎을 사용하지만, 인위적인 발효 과정을 거쳐 빠르게 숙성된 차입니다. 1970년대 중국에서 생차의 장기 숙성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개발된 방식으로, 찻잎을 퇴적하고 물을 뿌린 뒤 고온·고습 상태에서 수개월간 발효시키는 ‘습열발효(渥堆發酵)’ 기술이 핵심입니다.
숙차의 특징:
• 색은 진한 밤색이나 흑갈색이며, 차탕(차의 색)도 어두운 갈색을 띱니다.
• 맛은 부드럽고 둥글며, 구수하고 진한 감칠맛이 납니다.
• 숙성 없이 바로 마실 수 있어 보관과 음용이 간편합니다.
• 카페인 함량이 낮아 위에 부담이 적고, 따뜻하게 몸을 덥히는 효과가 있습니다.
숙차는 부담 없이 깊은 맛을 즐기고 싶은 분, 혹은 따뜻하고 편안한 차를 찾는 분에게 적합합니다.
생차와 숙차, 어떻게 고를까?
생차는 시간이 만들어주는 맛의 변화와 숙성의 깊이를 즐기는 분들께 추천됩니다. 처음에는 조금 떫고 강하지만, 해를 거듭하며 완숙된 향과 맛으로 변모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차를 오래 보관하고 싶거나, 오랜 숙성의 가치를 음미하고 싶다면 생차가 제격입니다.
숙차는 오늘 당장 깊고 부드러운 맛을 원하시는 분께 잘 맞습니다. 구수하고 따뜻한 기운 덕분에 식후 차로도 좋고, 겨울철에 몸을 덥히는 데에도 안성맞춤입니다. 초보자에게도 접근하기 쉬운 보이차이죠.
마무리: 같은 찻잎, 다른 여정
생차와 숙차는 같은 운남 찻잎에서 시작되었지만, 시간을 대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생차는 기다림과 변화의 아름다움을, 숙차는 안락하고 완숙한 맛의 안정을 상징합니다. 보이차 한 잔, 그 안에는 자연, 발효, 시간, 그리고 사람의 선택이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