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사이친 지역은 왜 분쟁의 땅이 되었을까? – 역사적 배경과 현재 상황

악사이친(Aksai Chin)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고원 중 하나로, 해발 4,000~5,000m 이상의 험준한 땅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얼핏 보기에는 사람이 살기 어려운 황량한 땅처럼 보이지만, 이곳은 인도와 중국 간의 대표적인 영토 분쟁 지역으로 수십 년 동안 국제 정치의 긴장을 불러온 곳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왜 악사이친은 ‘분쟁의 땅’이 되었을까요?

1. 악사이친의 지정학적 위치

악사이친은 카슈미르 북동부, 티베트와 라다크 사이에 위치해 있습니다. 면적은 약 3만 7천㎢로, 남한 국토의 약 1/3에 해당하는 크기입니다. 전략적으로 보면, 이 지역은 중국 신장(新疆)과 티베트를 연결하는 통로이자, 인도 라다크와 접한 요충지로 군사적 가치가 큽니다.

 

2. 영토 분쟁의 뿌리 – 영국 식민지 시절의 국경선

악사이친 분쟁의 시작은 19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인도를 지배하던 영국은 국경선을 명확히 확정하지 않고 여러 ‘안(案)’을 제시했습니다.

• 존슨 라인(1865년): 악사이친을 인도령 카슈미르에 포함.
• 맥카트니-맥도널드 라인(1899년): 악사이친을 중국령으로 인정.

영국은 상황에 따라 다른 지도를 사용했기 때문에, 독립 후 인도와 중국은 각각 자신에게 유리한 국경선을 주장하게 되었고, 악사이친은 양국 모두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땅이 되어 버렸습니다.

3. 1962년 중·인 전쟁과 악사이친

독립 이후 인도와 중국의 긴장은 결국 1962년 중·인 전쟁으로 폭발했습니다. 전쟁 당시 중국군은 빠른 속도로 악사이친을 장악했고, 인도군은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전쟁이 끝난 뒤 중국은 실질적으로 악사이친을 통치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도 중국의 행정구역(신장 위구르 자치구 카슈가르 지구)에 속해 있습니다. 하지만 인도는 여전히 이곳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4. 오늘날의 악사이친 – 군사적 긴장의 상징

현재 악사이친은 사람이 살지 않는 불모지이지만, 군사적으로는 매우 민감한 지역입니다.

• 중국은 악사이친을 통해 신장과 티베트를 연결하는 도로망(219번 국도)을 건설하고 군사 시설을 배치했습니다.
• 인도 역시 라다크 지역에 군 병력을 주둔시키며 중국의 확장을 견제하고 있습니다.
• 2020년 갈완 계곡에서 인도와 중국 군인들 사이에 충돌이 발생해 사상자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악사이친은 지금도 중국과 인도 사이의 군사적 마찰 지점으로 남아 있으며, 국경선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국제 사회의 우려를 사고 있습니다.

5. 결론 – 끝나지 않은 국경 문제

악사이친은 얼핏 보기에는 황량하고 쓸모 없는 땅처럼 보이지만, 역사적 모호성, 전략적 가치, 그리고 민족주의가 얽히면서 양국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상징적인 땅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인도와 중국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 한, 악사이친은 계속해서 ‘분쟁의 땅’으로 불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