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빵집에 들어서면, 유난히 눈에 띄는 둥글고 포근한 빵이 있습니다. 겉은 설탕이 솔솔 뿌려져 있고, 안에는 달콤한 잼이 가득한 그것— 바로 ‘베를리너(Berliner)’ 입니다.
이 작은 도넛은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독일 사람들의 추억과 유머, 그리고 지역 정서를 담은 대표적인 디저트입니다. 오늘은 ‘독일식 잼 도넛, 베를리너’의 역사와 특징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베를리너란 무엇일까?
‘베를리너(der Berliner)’는 독일의 대표적인 잼 도넛(Jam-filled doughnut) 으로, 밀가루 반죽을 발효시켜 기름에 튀긴 후, 안에 딸기, 라즈베리, 살구잼 등을 채워 넣은 빵입니다.
겉은 설탕이 뿌려져 있고, 모양은 가운데 구멍이 없는 둥근 도넛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 쉽게 말해,
‘구멍 없는 도넛 + 달콤한 잼 + 폭신한 식감’의 완벽한 조합이죠.
2. ‘베를리너’라는 이름의 유래
이 빵의 이름은 독일 수도 베를린(Berlin) 에서 유래했습니다. 18세기 베를린의 한 제빵사가 전쟁 중에도 도넛 반죽을 튀겨 군인들에게 간식으로 나눠줬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이후 그 빵은 “베를린 사람의 빵(Berliner Pfannkuchen)” 으로 불리며 전국적으로 퍼졌습니다.
흥미롭게도, 베를린 현지에서는 오히려 ‘Pfannkuchen(팬케이크)’ 이라 부르고, 다른 지역에서만 ‘Berliner’라 부른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 즉, 베를린에서는 “Berliner 하나 주세요”라고 하면
“당신이 베를린 사람이라는 뜻인가요?”라고 되묻는 유머가 생길 정도입니다.
3. 지역별로 다른 이름들
독일의 각 지역에서는 이 빵의 이름이 조금씩 다릅니다.
• 베를린 외 지역: Berliner
• 남부 바이에른 지방: Krapfen (크라펜)
• 오스트리아: Krapfen (같은 이름, 약간 더 달콤한 반죽)
• 스위스 일부 지역: Berlinerli
👉 이름은 달라도 본질은 같습니다.
‘기름에 튀긴 둥근 빵 속에 잼이 든 달콤한 간식’이라는 점에서는요.
4. 독일식 베를리너의 특징
• 식감 : 부드럽고 폭신한 반죽, 입안에서 사르르 녹습니다.
• 속 재료 : 주로 라즈베리잼이나 딸기잼, 때로는 바닐라 크림을 넣기도 합니다.
• 표면 장식 : 슈가파우더를 솔솔 뿌리거나 설탕 시럽을 얇게 코팅합니다.
• 향 : 버터와 바닐라의 고소한 향이 조화를 이룹니다.
👉 겉은 가볍게 튀겨져 바삭하고, 속은 잼이 흘러나올 만큼 촉촉합니다.
한 입 베어 물면, 달콤함이 퍼지며 커피와 완벽한 조합을 이룹니다.
5. 카니발과 새해의 필수 간식
베를리너는 단순한 빵이 아니라 독일의 축제 음식입니다.
특히
• 카니발(Fasching) 기간이나
• 새해 전날(Silvester) 에는
거의 모든 빵집이 베를리너를 진열합니다.
이 시기에는 다양한 버전이 등장하죠. 초콜릿 크림, 바닐라 푸딩, 혹은 ‘놀람용(속에 겨자나 소금이 들어있는 장난용)’ 베를리너까지 등장합니다.
👉 친구나 가족끼리 농담 삼아 “올해 누가 매운 베를리너를 먹을까?” 하며 웃음꽃이 피는 전통입니다.
6.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베를리너
베를리너는 이제 독일을 넘어 유럽 전역과 미국, 일본, 한국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젤리 도넛(Jelly Donut)’으로,
영국에서는 ‘잼 도넛(Jam Doughnut)’으로 발전했죠.
하지만 진짜 독일식 베를리너는 가볍고, 달지 않으며, 빵 본연의 맛이 살아 있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입니다.
7. 커피와 베를리너 – 완벽한 오후의 한 조각
독일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면, 메뉴판 어딘가에는 꼭 ‘Berliner’가 있습니다.
• 따뜻한 커피와 함께
• 빗소리가 들리는 오후에
• 설탕이 묻은 베를리너를 한 입 베어 물면
그 순간, 독일의 소박하고 따뜻한 감성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마무리
베를리너는 단순한 잼빵이 아닙니다. 그 속에는 전쟁 속 위로의 역사, 축제의 유머, 그리고 일상의 달콤함이 함께 녹아 있습니다.
다음에 독일 빵집을 방문하거나, 직접 베이킹을 한다면
한 입 가득 부드러운 베를리너의 매력을 꼭 경험해보세요. 그 달콤한 한입이, 독일의 정서를 고스란히 전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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