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무겁거나 쉽게 붓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 ‘디오스민(Diosmin)’. 주로 하지정맥류나 만성정맥부전, 치질 치료에 쓰이는 약 성분입니다. 그런데 디오스민은 단순히 ‘혈관을 강화한다’는 말로 설명하기엔 그 작용이 꽤 복잡하고 정교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모세혈관에서 정맥으로 이어지는 혈류의 흐름 속에서 디오스민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단계별로 살펴보겠습니다.
1️⃣ 혈류의 시작 – 모세혈관에서 일어나는 미세순환 조절
우리 몸의 혈류는 동맥에서 모세혈관을 거쳐 정맥으로 이동합니다. 이때 모세혈관은 산소와 영양소를 조직에 전달하고, 노폐물과 이산화탄소를 회수하는 역할을 합니다. 문제는 이 미세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혈액이 정체되고, 부종·피로·통증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디오스민은 이 과정에서 모세혈관의 투과성을 낮추고(즉, 혈액이 새지 않게 하고), 모세혈관 벽을 강화해 혈류가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돕습니다. 이는 곧 혈장 성분이 조직으로 새어 나와 생기는 부종을 줄이는 효과로 이어집니다.
2️⃣ 정맥 쪽으로 이동 – 혈액이 역류하지 않게 돕는 작용
모세혈관을 통과한 혈액은 작은 정맥(세정맥)을 거쳐 큰 정맥으로 이동합니다. 정맥은 동맥과 달리 혈압이 낮고 중력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다리나 하체에서는 혈액이 아래로 고이기 쉽습니다.
디오스민은 이때 정맥벽의 긴장도를 높이고, 정맥 밸브(판막)의 기능을 개선해 혈액이 위쪽으로 잘 이동하도록 만듭니다. 즉, ‘혈류의 흐름을 위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실제 연구에서도 디오스민은 정맥 수축 반응을 강화하고, 정맥압을 감소시켜 혈류 속도를 개선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3️⃣ 림프순환 개선 – 보이지 않는 혈액의 우회로 지원
혈관계에는 혈액뿐 아니라 림프액도 순환합니다. 림프는 세포 사이의 노폐물을 회수하고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혈관의 보조 시스템’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디오스민은 림프관의 수축력을 높여 림프액 배출을 촉진합니다.
이는 조직 내 과도한 체액이 빠져나가도록 도와 다리 붓기나 무거운 느낌을 줄여주는 효과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디오스민은 단순히 혈관계뿐 아니라 혈류-림프-정맥이 연결된 순환의 전 과정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4️⃣ 염증 억제와 모세혈관 손상 예방
혈액이 정체되면 산소가 부족해지고, 그 부위에 염증성 물질(사이토카인, 프로스타글란딘 등)이 증가합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혈관 내피가 손상되어 만성 부종이나 정맥염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디오스민은 이런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활성산소(ROS)의 생성을 감소시켜 내피세포를 보호합니다. 즉, 단기적으로는 붓기를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혈관 노화를 늦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5️⃣ 디오스민의 전체 작용 요약
정리하자면, 디오스민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혈류에 작용합니다.
1. 모세혈관 강화 → 혈관 투과성 감소, 부종 완화
2. 정맥 긴장도 향상 → 판막 기능 개선, 역류 방지
3. 림프 배출 촉진 → 체액 순환 원활화
4. 염증 및 산화 억제 → 혈관 내피 보호
이 네 가지가 맞물리면서 하체 순환이 개선되고, 다리 피로감·통증·붓기가 줄어듭니다.
6️⃣ 디오스민 복용 시 체감 변화
디오스민은 약리 작용이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2~4주 정도 복용해야 효과가 체감됩니다. 초기에는 다리의 묵직한 느낌이 완화되고, 장기간 복용 시 정맥 돌출이나 저녁 부종이 줄어듭니다.
특히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직업군, 비행기 탑승이 잦은 사람, 혹은 하체 혈류 저하로 인한 냉증·무거움이 있는 사람에게 도움이 됩니다.

결론 – 디오스민은 ‘혈류의 교통정리자’입니다
혈액순환은 단순히 피가 도는 과정이 아니라, 모세혈관 → 림프 → 정맥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생리적 네트워크입니다.
디오스민은 이 흐름의 각 단계에서 혈관의 탄력과 압력을 조절하며, 피로하고 정체된 순환 시스템을 다시 원활하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즉, 디오스민은 혈류의 속도를 높이는 자극제가 아니라, 정체된 혈류를 자연스러운 방향으로 정돈하는 교통정리자라 할 수 있습니다. 꾸준히 복용하면, 피로와 부종뿐 아니라 혈관 그 자체의 건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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