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요리, 특히 동남아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피시소스’ 또는 ‘액젓’을 접해보셨을 겁니다.
대표적인 것이 태국의 ‘남플라(Nam Pla)’와 베트남의 ‘느억맘(Nước Mắm)’입니다. 둘 다 발효한 생선으로 만든 짠맛 조미료이지만, 향도 다르고 맛도 다르며 쓰임새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태국과 베트남의 대표 피시소스를 비교해 그 차이점을 알아보겠습니다.
1. 원재료와 발효 방식
태국의 남플라(Nam Pla) 와 베트남의 느억맘(Nước Mắm)은 모두 멸치류(anchovy) 와 소금을 주요 재료로 사용합니다. 하지만 그 발효 방식과 숙성 환경, 추가되는 물질에 따라 향과 맛이 달라집니다.
• 남플라는 보통 플라 투(Platu)라는 작은 청어 혹은 멸치를 사용하고, 장시간 항아리나 탱크에서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발효됩니다.
• 느억맘은 베트남 중부나 남부의 해안 지방에서 생산되며, 바위 그늘 아래 통풍이 좋은 곳에서 최소 6개월 이상 자연 숙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베트남에서는 숙성 중 증류한 첫번째 추출물(‘첫물’)을 가장 고급으로 칩니다.
2. 맛과 향의 차이
남플라(태국)는 더 깊고 진한 발효 향이 납니다.
• 약간의 단맛과 짠맛의 밸런스가 특징입니다.
• 전체적으로 향이 세고 날카롭지만, 요리에 들어가면 은은한 감칠맛을 줍니다.
느억맘(베트남)은 향이 비교적 부드럽고 깔끔합니다.
• 짠맛이 도드라지고, 단맛은 거의 없음
• 품질 좋은 느억맘은 마치 간장과 어간장이 섞인 듯한 부드러움이 특징입니다.
즉, 남플라는 강하고 복합적인 풍미, 느억맘은 단순하지만 맑고 섬세한 맛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3. 요리에서의 쓰임새
•태국 남플라는 요리에서 주인공 같은 조미료입니다.
팟타이, 똠얌꿍, 쏨땀(파파야 샐러드) 등에서 뚜렷한 향과 짠맛으로 정체성을 줍니다. 익혀 쓰거나, 라임/고추와 함께 드레싱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베트남 느억맘은 간장처럼 조화롭게 배경을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대표적인 소스인 느억맘 짜(Nước mắm chấm)는 느억맘에 설탕, 라임즙, 마늘, 고추를 섞어 찍먹용 디핑 소스로 만들어 사용하죠. 쌀국수, 분짜, 반쎄오 등의 부드럽고 풍성한 요리에 은은한 깊이를 더합니다.
동남아의 피시소스는 지역의 기후와 문화가 빚어낸 독특한 결과물
남플라와 느억맘은 모두 바다와 발효의 지혜에서 태어났지만, 그 쓰임새와 맛의 캐릭터는 전혀 다른 요리 세계를 만들어냅니다.
• 향이 강하고 존재감 있는 맛을 원한다면 태국 남플라,
• 은은하고 섬세한 깊이를 선호한다면 베트남 느억맘을 선택해보세요.
입맛에 따라, 그리고 요리에 따라 두 가지를 구분해 사용하는 것이 바로 진짜 동남아 미식의 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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