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와인의 중심지, 토스카나(Toscana). 이곳에서는 두 가지 상반된 와인 스타일이 공존합니다. 하나는 수세기 동안 이어져온 전통을 대표하는 끼안티(Chianti), 다른 하나는 규제를 벗어나 자유롭게 탄생한 슈퍼 투스칸(Super Tuscan)입니다. 두 와인은 같은 지역에서 태어났지만, 철학과 스타일은 극명하게 다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둘의 차이점과 매력을 맛, 역사, 생산 방식, 음식 페어링 등 다양한 측면에서 비교해보겠습니다.
1. 탄생 배경
전통을 고수한 끼안티 vs 규제를 거부한 슈퍼 투스칸
• 끼안티는 13세기부터 이어져온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전통 와인입니다. 1967년 DOC 규정 이후 산지오베제(Sangiovese)를 중심으로, 일정한 블렌딩 규칙과 품질 기준을 따라 만들어집니다.
• 슈퍼 투스칸은 1970년대, 일부 토스카나 와인메이커들이 “기존 규제는 와인의 품질을 억제한다”고 판단해 프랑스 품종(까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등)과 자유로운 블렌딩을 통해 만든 새로운 스타일의 와인입니다. 처음에는 와인법상 ‘테이블 와인’으로 분류되었지만, 품질로 승부하며 세계 시장을 놀라게 했습니다.
2. 포도 품종과 블렌딩
끼안티: 산지오베제 중심
슈퍼 투스칸: 블렌딩의 자유
• 끼안티는 반드시 산지오베제 70% 이상을 포함해야 하며, 그 외에 까나이올로(Canaiolo), 말바시아, 메를로 등 지역 품종이 소량 블렌딩됩니다.
• 반면 슈퍼 투스칸은 산지오베제를 포함할 수도 있고, 아예 쓰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까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시라 등 국제 품종을 주로 사용하며, 블렌딩에 제한이 거의 없습니다.
3. 맛과 향의 차이
끼안티: 산도 중심의 밝고 전통적인 맛
슈퍼 투스칸: 진한 과일과 부드러운 구조감
• 끼안티는 산도가 높고 타닌이 섬세하며, 붉은 체리, 허브, 가죽, 흙 향 등이 특징입니다. 비교적 가볍고 산뜻한 스타일부터 숙성에 따라 깊은 풍미를 지닌 ‘끼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까지 다양합니다.
• 슈퍼 투스칸은 진한 자두, 블랙베리, 바닐라, 초콜릿 등 풍부한 과일향과 둥글고 부드러운 질감, 강한 구조감이 두드러집니다. 알코올 도수도 대체로 더 높습니다.
4. 숙성 방식
전통적 대형 오크통 vs 프렌치 바리크
• 끼안티는 전통적으로 큰 슬라보니아 오크통에서 숙성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프렌치 바리크를 사용하는 현대식 끼안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 슈퍼 투스칸은 대부분 프렌치 오크 바리크를 사용해 숙성하며, 와인에 더 부드러운 탄닌과 복합적인 향을 부여합니다.
5. 가격대와 시장 반응
끼안티: 접근성 좋은 일상 와인
슈퍼 투스칸: 프리미엄급 컬렉션 와인
• 끼안티는 가격대가 비교적 합리적이며, 일상용 식탁 와인으로 널리 소비됩니다. 하지만 ‘끼안티 클라시코 그란 셀레지오네’ 같은 상위 라인은 고급 와인으로 인정받습니다.
• 슈퍼 투스칸은 기본적으로 프리미엄 와인에 속하며, 사시카이아(Sassicaia), 오르넬라이아(Ornellaia), 티냐넬로(Tignanello) 같은 와인은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대까지도 형성됩니다.
6. 음식 페어링
끼안티는 토마토 소스, 슈퍼 투스칸은 스테이크
• 끼안티는 높은 산도 덕분에 토마토 베이스 파스타, 피자, 양념이 진한 닭고기 요리 등과 잘 어울립니다.
• 슈퍼 투스칸은 스테이크, 양고기, 트러플 리조또, 숙성 치즈 등 풍부한 맛의 고급 요리와 궁합이 뛰어납니다.
끼안티와 슈퍼 투스칸은 토스카나의 같은 토양에서 자라지만, 전통을 따를 것인가 혁신을 택할 것인가에 따라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하나는 오랜 시간 검증된 전통의 미학, 다른 하나는 창의성과 자유로 빚어진 예술 작품이죠. 오늘 저녁, 어떤 와인을 고르시겠어요? 산뜻하고 정갈한 끼안티, 아니면 묵직하고 화려한 슈퍼 투스칸?
피렌체 스테이크가 유명한 이유
단순한 고기를 넘어, 이탈리아 전통이 담긴 한 접시이탈리아 토스카나를 대표하는 요리 중 하나,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Bistecca alla Fiorentina).‘피렌체 스테이크’라 불리는 이 요리는 단순히
sparkwater.tistory.com
아마로네는 왜 특별한가? – 건포도처럼 말려 만든 진한 와인의 비밀
세계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한 번쯤 꼭 마셔봐야 할 레드 와인’으로 손꼽히는 이름, 바로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Amarone della Valpolicella)입니다. 이 와인은 일반적인 레드 와인과는 다른
sparkwater.tistory.com
'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슈퍼 투스칸의 대표 와인 BEST 5 (0) | 2025.04.04 |
---|---|
소고기 설도란? – 지방 적고 단단한 실속 부위의 모든 것 (0) | 2025.04.04 |
설도 부위별 해부 – 홍두깨살, 설깃살, 앞우둔의 차이점은? (0) | 2025.04.04 |
슈퍼 투스칸과 어울리는 음식 – 정통 이탈리안부터 스테이크까지 (0) | 2025.04.04 |
프랑스의 미르푸아 vs 이탈리아의 소프리토 – 비슷하지만 다른 향신채 삼총사 (0) | 2025.04.0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