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는 정장 차림의 학생들이 고풍스러운 건물 사이를 걷는 모습일 겁니다.
하지만 이 멋진 교육 풍경 속에는 오랜 세월 동안 유지돼온 계급과 권력의 구조가 숨어 있습니다. 특히 퍼블릭스쿨(Public School)과 옥스퍼드·케임브리지(옥스브리지, Oxbridge)는 단지 ‘좋은 학교’가 아니라, 영국 상류층의 통로이자 전통적인 엘리트 재생산 기제로 작동해 왔습니다.
1. 퍼블릭스쿨이란? – 이름은 퍼블릭, 실제는 프라이빗
“국민학교”가 아닌, 영국 엘리트의 ‘비공식 입장권’
영국의 퍼블릭스쿨은 한국어로는 ‘공립학교’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사립 중고등학교를 의미합니다. 그중에서도 오랜 역사를 가진 9개교는 ‘공식 퍼블릭스쿨(Public Schools of England)’로 분류되며, 대부분 기숙제 운영, 고액의 학비, 엄격한 규율, 전통 의례를 갖추고 있습니다.
대표 퍼블릭스쿨
• Eton College (이튼 칼리지): 윌리엄 왕자·해리 왕자 출신, 정치 리더 대다수 배출
• Harrow School (해로우 스쿨): 처칠의 모교
• Winchester, Rugby, Westminster 등
특징
• 높은 학비
• 전통적 교복 착용과 엄격한 규율
•‘고전 교육(라틴어·고대 그리스어)’ 중시
• 운동, 연설, 토론 문화 강조
2. 옥스브리지란? – 영국 교육계의 정점
Oxford + Cambridge = Oxbridge
영국 최고의 명문대학교인 옥스퍼드(Oxford)와 케임브리지(Cambridge)는 흔히 합쳐서 ‘옥스브리지’라고 부릅니다. 이곳은 단순한 학문 기관을 넘어, 영국 정치·경제·문화의 인재를 배출하는 엘리트 양성소 역할을 해왔습니다.
주요 특징
• 튜토리얼 제도: 1:1 혹은 소그룹 집중 지도 방식
• 전통 의식: 드레스코드, 라틴어 졸업식, 각종 사회적 모임
• 졸업생 네트워크: 정부 고위직, BBC, 로펌, 대기업 임원 다수
• 입학 경쟁률: 매년 15~20% 이내, 전 세계 최고 수준
3. 퍼블릭스쿨과 옥스브리지, 어떻게 연결될까?
영국 상류층 가정의 ‘성공 플랜’은 대부분 이렇게 짜여 있습니다:
퍼블릭스쿨 입학 → 옥스브리지 진학 → 정부/언론/법조계 진출
• 이튼 → 옥스퍼드 → 국회의원
• 해로우 → 케임브리지 → 외무부 고위직
• 윈체스터 → 옥스브리지 → 법조계 판사
실제 통계에 따르면, 영국 총리, 대법원 판사, 고위 공무원의 상당수가 퍼블릭스쿨 + 옥스브리지 출신입니다.
4. 계급을 유지하는 교육인가, 넘는 사다리인가?
교육이 평등을 실현하기보다는 계급을 고정하는 기능 수행
• 퍼블릭스쿨은 학비가 매우 높아 경제적 접근 자체가 어려움
• 옥스브리지 입학 시 면접·에세이 등 ‘문화 자본’이 결정적 요소
• 일반 공립학교 학생 대비, 퍼블릭스쿨 출신이 훨씬 유리한 구조
영국 사회 내에서도 이에 대한 비판이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입학 다양성 확대, 장학금 제도 강화, 사회적 배려 대상자 우대 등을 통해 개선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영국에서 교육은 단지 지식을 배우는 공간을 넘어, 사회적 지위와 소속을 결정짓는 상징적 도구였습니다. 퍼블릭스쿨과 옥스브리지는 ‘우수한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계급을 재생산하는 시스템으로 작동해온 것도 사실입니다.하지만 오늘날 더 많은 변화와 도전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제는 누구든지 자신의 방식으로 ‘엘리트’를 재정의할 수 있는 시대로 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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