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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마르코 폴로의 여행 경로 정리 – 실크로드를 따라간 여정

by cococooo 2025. 5. 12.

13세기, 베네치아에서 원나라까지. 유럽을 놀라게 한 동방 여행기


마르코 폴로(Marco Polo)는 중세 유럽인 가운데 드물게 실크로드를 따라 중국까지 도달한 인물로, 그가 남긴 『동방견문록(Il Milione)』은 당시 유럽 세계에 아시아의 신비로움을 전한 충격적인 기록이었습니다. 그의 여정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동서 문명의 만남과 교류를 상징하는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됩니다. 이 글에서는 마르코 폴로가 걸었던 실크로드 위의 여정을 시대 순으로 정리해 소개합니다.


1. 출발: 베네치아 – 동방을 향한 첫걸음 (1271년)


마르코 폴로는 1271년, 아버지 니콜로 폴로와 삼촌 마페오와 함께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출발합니다. 이미 아버지와 삼촌은 한 차례 동방을 다녀왔고, 쿠빌라이 칸의 초청을 받고 다시 떠나는 길이었습니다. 그들은 육로를 통해 중동과 중앙아시아를 통과하는 실크로드의 주요 루트를 따라 동쪽으로 향합니다.



 

2. 중동 통과: 아크레, 페르시아, 호라산


이탈리아에서 지중해를 건너 레반트 지역(현재의 이스라엘, 레바논)을 지나고, 이후 오늘날의 이란 지역(당시 페르시아 제국)으로 진입합니다. 여기서 이들은 고대 도시 타브리즈(Tabriz), 야즈드(Yazd), 케르만(Kerman) 등을 거치며 페르시아 문명의 정수를 목격합니다. 페르시아는 당시 이슬람 문명과 동방 무역의 핵심 거점이었으며, 마르코는 이곳에서 다양한 종교와 언어, 교역 풍경을 보고 기록합니다.


3. 중앙아시아: 파미르 고원과 사마르칸트


페르시아를 지나 아프가니스탄 북부와 파미르 고원을 거치며 그는 고난의 고산지대를 넘습니다. 이후 사마르칸트(Samarkand), 부하라(Bukhara) 같은 중앙아시아의 오아시스 도시들에 도착합니다. 당시 이곳은 몽골 제국의 통제 하에 있는 번영한 실크로드 도시들이었습니다.

이 지역에서 마르코는 이슬람 문화와 불교, 조로아스터교가 뒤섞인 종교의 다양성을 접하고, 오아시스를 중심으로 한 중계 무역의 구조를 관찰합니다.


4. 고비사막을 넘어 대원 제국(元)으로


중앙아시아를 지난 폴로 일행은 고비사막을 지나 중국(원나라) 지역으로 들어섭니다. 이 과정에서 서역(西域) 회랑을 통과하여 둔황(Dunhuang), 감주(지금의 장예), 서안 등을 경유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곳은 실크로드의 중심축으로, 수많은 무역상과 순례자, 외교사절들이 교차하던 길목이었습니다.


5. 대도시 칸발루(북경) 도착 – 쿠빌라이 칸의 궁정


여정 끝에 마르코 폴로는 원나라의 수도 칸발루(Khanbaliq, 지금의 베이징)에 도착합니다. 그곳에서 그는 쿠빌라이 칸(Kublai Khan)을 직접 만나며, 이후 약 17년간 원나라 궁정에서 외교관 또는 관리로 활동하게 됩니다.

『동방견문록』에는 당시 북경의 도시 규모, 행정 체계, 종이화폐 사용, 홍차와 식생활, 화약무기, 수로 교통 등이 매우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어, 유럽에서는 상상조차 어려운 고도로 발전된 동아시아 문명의 모습을 전해줍니다.


6. 귀국: 동남아를 돌아 인도로, 다시 베네치아로 (1292~1295년)


1292년, 폴로 일가는 원나라의 사절로 임명되어 몽골 공주를 페르시아에 호위하는 사명을 맡고, 해로를 통해 귀국길에 오릅니다. 이들은 중국 남부 – 베트남 – 자바섬 – 스리랑카 – 인도 등을 거쳐 페르시아에 도착하고, 이후 다시 육로를 통해 1295년 베네치아로 귀환합니다.



 

마르코 폴로의 전체 여행 경로 요약


• 출발: 베네치아 (이탈리아)
• 중동 경유: 아크레 – 타브리즈 – 야즈드 – 케르만
• 중앙아시아: 발흐 – 사마르칸트 – 부하라 – 파미르 고원
• 중국 진입: 고비사막 – 둔황 – 장예 – 서안 – 북경
• 원나라 체류: 약 17년간 원나라 궁정 및 사신 역할
• 귀국 경로: 남중국해 – 동남아 – 인도양 – 페르시아 – 베네치아
• 총 소요 기간: 약 24년 (1271 ~ 1295)

 

마무리: 마르코 폴로, 실크로드 위의 증언자


마르코 폴로는 전설과 실재 사이에 있는 인물이지만, 그가 남긴 기록은 중세 유럽인에게 최초로 동아시아 문명을 소개한 역사적 전환점이었습니다. 그의 여정은 지리적 이동만이 아닌 문명 간 사고방식의 충돌과 만남이었고, 실크로드는 그 무대가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실크로드를 따라 여행한다는 것은, 그가 남긴 질문에 대한 답을 다시 걸어보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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