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모로코 카페 문화 – 커피가 아닌 차로 이어지는 거리의 철학

cococooo 2025. 4. 12. 11:55

카페 하면 떠오르는 건 보통 에스프레소 향이 흐르는 유럽의 골목, 혹은 노트북과 함께하는 도심의 모던한 공간일 겁니다. 하지만 모로코의 카페는 그 어느 나라보다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커피보다 ‘민트티’가 중심이며, 음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리를 함께하는 ‘시간’과 ‘시선’입니다.


1. 커피보다 차를 마시는 나라


모로코의 카페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음료는 커피가 아닌 민트티(Moroccan Mint Tea)입니다.

• 녹차에 생민트와 설탕을 넣어 우린 따뜻하고 달콤한 차
• 유리잔에 거품을 풍성하게 만들어 따라주는 전통 방식
• 식후뿐 아니라 하루 중 언제든지 마심

커피는 진한 에스프레소 스타일로 마시기도 하지만,
민트티는 카페의 본질적 분위기를 지배하는 음료입니다.



 

2. 모로코 카페는 ‘앉아 있는 문화’다


카페는 단순한 음료 소비의 공간이 아닙니다. 모로코에서는 ‘앉아 있는 것’ 자체가 문화입니다.

• 남성들은 종종 오전부터 오후까지 같은 자리에 앉아 민트티를 마십니다.
• 손에는 신문, 혹은 휴대폰, 또는 아무것도 없이
• 지나가는 사람을 보고, 동네 이야기를 나누고, 세상을 관찰하는 공간

카페는 모로코 사회에서 ‘거리와 개인을 연결하는 거울’ 역할을 합니다.


3. 여성과 젊은 세대의 새로운 카페 문화


전통적으로 카페는 남성 중심의 공간이었지만, 최근에는 여성과 젊은이들도 즐기는 카페 문화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 트렌디한 카페에서는 노트북을 켜고 공부하는 대학생
• 패션 감각이 살아 있는 여성들이 친구들과 디저트를 즐기기도
• 외국인을 위한 카페에서는 영어, 프랑스어, 아랍어가 섞여 들리는 다국적 분위기

특히 마라케시, 페즈, 카사블랑카 등 대도시에서는
스타일과 전통이 공존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진화 중입니다.


4. 정치와 일상이 오가는 민주적 공간


모로코의 카페는 때로 소통의 장, 그리고 여론의 현장이 되기도 합니다.

• 뉴스와 스포츠 중계를 보며 나누는 토론
• 정치에 대한 불만을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는 공간
• 종교, 사회, 연애에 대한 담론까지 넘나드는 ‘작은 공론장’

특히 시골 마을이나 중소도시에서는 카페가 곧 지역사회의 중심이자 정보 교류의 허브 역할을 하죠.



 

5. 카페를 통해 본 모로코인의 삶의 태도


모로코 사람들은 서두르지 않습니다. 카페에 앉아 하루를 천천히 보내는 그들의 모습은 삶의 속도보다 삶의 밀도를 중시하는 철학을 보여줍니다.

• 1시간을 앉아 있어도 종업원이 서두르지 않음
• 민트티 한 잔으로 친구와 두 시간 수다
• 나가면서도 “마 인샤알라(신의 뜻대로)” 한마디로 모든 일정을 내려놓는 여유

 

마무리하며: 잔 속에 담긴 시간, 거리 속에 펼쳐진 철학


모로코의 카페는 단순한 식음료 매장이 아닙니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풀어내는 공간, 혼자만의 사색과 세상의 관찰이 공존하는 장소입니다. 커피 한 잔보다 민트티 세 잔이 더 깊은 대화를 만드는 곳, 그곳이 바로 모로코의 거리 한복판, 카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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