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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네팔 샥빠 음식 – 히말라야 고산에서 태어난 따뜻한 한 그릇

by cococooo 2025. 10. 14.

히말라야의 찬 바람이 불어오는 네팔 북부, 라싸와 국경을 맞댄 고산 마을에서는 하루를 시작하는 첫 냄비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곳 사람들은 한 그릇의 뜨거운 샥빠(Shakpa) 로 몸을 녹이고 하루를 견딥니다. 샥빠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히말라야 사람들의 삶과 생존의 지혜가 담긴 전통 국수 요리입니다.


1. 샥빠란 무엇인가?


‘샥빠(Shakpa)’는 네팔과 티베트 고산지대에서 먹는 밀가루 국수 요리로, 현지 언어로는 “따뜻한 수프 안의 국수”를 뜻합니다. 일반적으로 밀가루나 보리로 반죽한 국수에, 야크고기나 감자, 당근, 순무, 양배추 같은 채소를 넣고 끓입니다.

국물은 버터티(차를 끓일 때 쓰는 야크버터)나 향신료로 깊은 맛을 내며, 한 그릇만으로도 영양이 충분해 히말라야 지역의 주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2. 샥빠의 기원 – 고산에서 살아남기 위한 음식


샥빠의 기원은 티베트 고원과 네팔 북부의 샤르파(Sharpa)족 문화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 지역은 해발 3,000m가 넘는 고산지대로, 농사가 쉽지 않아 오랫동안 저장 가능한 밀, 보리, 말린 채소를 주식으로 삼았습니다.

따라서 샥빠는 한정된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완전식이었죠. 고기와 채소, 곡물이 모두 들어 있어 한 그릇만 먹어도 하루 노동을 버틸 수 있을 만큼의 열량과 단백질을 공급했습니다.


3. 샥빠의 조리법 – 단순하지만 깊은 맛


샥빠의 매력은 화려한 양념이 아니라 단순함 속의 진한 풍미에 있습니다.

1. 밀가루 반죽을 만들어 손으로 늘려 국수 모양으로 자릅니다.
(모양은 지역마다 다르며, 어떤 곳은 칼국수처럼, 어떤 곳은 손으로 뜯어 넣습니다.)
2. 감자, 무, 당근, 양배추 등을 넣고 끓입니다.
3. 야크버터나 소금, 약간의 마늘과 생강으로 간을 맞춥니다.
4. 고기를 넣을 경우, 말린 야크고기나 양고기가 일반적입니다.

이렇게 끓인 샥빠는 보기에는 투박하지만, 한 숟갈 뜨는 순간 진한 고소함과 담백함이 동시에 퍼집니다.


4. 샥빠와 차이 – 티베트의 차 문화와의 궁합


히말라야 사람들은 샥빠를 먹은 후 버터티(Butter Tea) 를 마십니다. 야크버터와 소금, 홍차를 넣고 끓인 독특한 음료로, 기름진 음식과 잘 어울리며 체온 유지에 도움을 줍니다.

이 두 가지는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추운 산속에서 생명을 지켜주는 생활의 리듬이자 문화 그 자체입니다.


5. 샥빠의 현대적 변신


오늘날 카트만두나 포카라의 티벳 레스토랑에서는 전통 샥빠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 ‘퓨전 샥빠’ 를 만날 수 있습니다.

• 매운 고추를 넣은 ‘스파이시 샥빠’
• 버섯, 두부를 넣은 ‘비건 샥빠’
• 크리미한 국물의 ‘야크밀크 샥빠’ 등 다양하게 진화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인들은 여전히 “가장 맛있는 샥빠는 고향의 주방에서 끓인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샥빠에는 따뜻한 국물 속에 가족과 마을의 온기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6. 마무리 – 한 그릇의 히말라야


샥빠는 네팔과 티베트의 경계를 넘어, 고산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의 상징이자 생존의 지혜입니다. 단순하지만 따뜻하고, 거칠지만 깊은 맛. 그 속에는 눈보라 속에서도 서로를 보듬던 히말라야 사람들의 강인함과 따스함이 녹아 있습니다.

네팔을 여행한다면 카트만두의 작은 티벳 식당에 들러
뜨거운 샥빠 한 그릇을 꼭 맛보세요. 그 한입 속에서 당신은 ‘천상의 나라’ 네팔의 진짜 온기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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