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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아랍어와 이슬람 신앙의 관계 – 왜 코란은 아랍어로만 낭독될까?

by cococooo 2025. 10. 19.

전 세계 무슬림 인구는 약 20억 명에 달하지만, 그중 아랍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은 전체의 15%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전 세계 어디서나 모스크에서 낭독되는 코란(꾸란, Qur’an)은 모두 아랍어로 읽힙니다. 왜 이슬람 경전은 수많은 언어가 있음에도 오직 아랍어로만 낭독될까요? 이 질문은 단순한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 이슬람 신앙의 정체성과 신성 개념의 핵심과 맞닿아 있습니다.

1️⃣ 코란은 ‘신의 말 그대로’ 기록된 유일한 언어입니다


이슬람에서 코란은 단순한 종교 문서가 아니라, 알라(Allah)가 직접 계시한 신의 언어 그 자체로 여겨집니다. 무함마드가 받은 계시는 문자로 번역된 말이 아니라, “아랍어로 전달된 신의 원음(Original Word of God)”입니다. 따라서 그 언어를 다른 언어로 바꾸면, 신의 말이 아니라 ‘인간의 해석’이 되어버린다고 믿습니다.

즉, 아랍어 코란만이 진짜 코란이며, 번역본은 ‘의미 해석서(Tafsir)’일 뿐 원전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무슬림들은 자신의 모국어가 무엇이든, 기도 중에는 반드시 아랍어 구절을 그대로 외워 낭독합니다.

2️⃣ 아랍어는 단순한 언어가 아닌 ‘신성한 코드’


코란이 계시된 7세기 아라비아 반도는 이미 시와 웅변의 문화가 발달한 사회였습니다. 당시 아랍어는 어휘의 풍부함과 운율, 리듬이 매우 정교한 언어로, ‘신의 언어로 적합한 구조적 완전성’을 가진 언어로 여겨졌습니다.
이슬람 학자들은 코란의 문체를 ‘이자즈(I‘jaz, 인간이 모방할 수 없는 언어적 기적)’라고 부릅니다.

즉, 코란의 아름다움은 단어의 의미보다 소리, 리듬, 문장 구조 자체에 신성함이 담겨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코란은 반드시 소리로 낭독되어야 하며, 그 언어는 오직 아랍어여야 합니다.

3️⃣ 번역은 가능하지만, ‘코란’이라 부를 수 없습니다


이슬람권에서는 다양한 언어로 번역된 코란 해설서가 존재하지만, 어떤 번역본도 ‘The Qur’an’이라 부르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영어판, 인도네시아어판, 한국어판 등은 모두 ‘Interpretation of the Qur’an’(코란의 해석)으로 표기됩니다.

이는 단순한 언어 문제를 넘어, 신의 말씀에 인간의 주관을 개입시킬 수 없다는 신학적 원칙을 의미합니다. 번역본은 이해를 돕기 위한 도구일 뿐, 예배나 기도에서는 오직 아랍어 원문이 사용됩니다.

4️⃣ 아랍어는 무슬림 세계의 정신적 연결고리


무슬림은 전 세계 200개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지만, 기도와 종교 의식에서는 모두 같은 아랍어 문장을 읊습니다.

이 덕분에 서로 언어가 달라도 무슬림끼리는 종교적으로 하나의 공동체(움마, Ummah)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의 이맘이 낭독하는 코란과 모로코의 이맘이 낭독하는 코란은 언어적으로 완전히 동일합니다. 이처럼 아랍어는 이슬람의 언어적 통일성을 유지하는 상징이자, 전 세계 무슬림을 하나로 묶는 정신적 끈 역할을 합니다.

5️⃣ 비아랍 무슬림의 아랍어 학습 문화


이슬람 국가가 아닌 지역에서도 어린 무슬림들은 아랍어 낭송과 발음(타즈위드, Tajweed) 교육을 반드시 받습니다. 코란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아랍어 발음을 정확히 낭독하는 것을 신앙의 기본으로 여깁니다.
이는 신의 말은 인간의 이해 이전에 그 자체로 신성한 울림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수백만 명의 어린 학생들이 아랍어 코란을 암송하고 있습니다.

6️⃣ 언어를 넘어선 신앙의 정체성


아랍어는 이슬람에서 단순한 ‘종교 언어’가 아니라, 신과 인간을 잇는 통로이자 신성한 진리의 그릇입니다.
이슬람에서 “코란은 번역될 수 없다”는 말은 언어의 배타성이 아니라, 신의 언어를 인간의 언어로 완전히 옮길 수 없다는 겸손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즉, 아랍어는 신의 메시지를 보존하기 위한 ‘형식’이자, 그 형식 속에 담긴 신성함을 지키기 위한 믿음의 장치입니다.


결론 – 아랍어는 이슬람의 영혼입니다

아랍어는 단순한 종교 의식의 도구가 아니라, 이슬람 신앙의 핵심 정체성을 담은 언어적 상징입니다. 신의 말이 인간에게 전달된 유일한 원형이기 때문에, 코란은 오직 아랍어로 낭독되고 보존됩니다. 즉, 아랍어는 이슬람의 언어가 아니라 이슬람 그 자체입니다.
이 언어가 전 세계 무슬림의 입에서 같은 울림으로 이어지는 순간, 신의 말씀은 시대와 국경을 넘어 다시 ‘지금 이 순간’ 살아 숨 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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