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 있을 때 찌릿한 통증, 배변 후의 출혈, 묵직한 이물감. 치질(치핵)은 단순한 항문 질환이 아니라 정맥순환 장애의 일종입니다. 항문 주위 정맥이 팽창하고 혈류가 정체되면서 부풀어 오르는 것이 치핵의 본질입니다. 이런 순환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사용되는 대표적인 성분이 바로 디오스민(Diosmin)입니다. 유럽에서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치질 치료의 1차 약제로 쓰이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정맥 기능 개선제로 처방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디오스민이 치질 치료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 약리학적 메커니즘을 완전하게 해부해보겠습니다.
1️⃣ 치질의 원인은 ‘정맥의 압력 불균형’
치질은 항문 내외의 정맥총(venous plexus)에 혈류가 정체되면서 발생합니다. 장시간 앉거나 변비, 임신, 노화 등으로 인해 정맥벽의 탄성이 떨어지고, 혈액이 역류하거나 고이게 되면 혈관이 늘어나고 염증이 생깁니다. 결국 정맥이 부풀어 올라 돌출(내치핵) 또는 외부 팽창(외치핵)이 생기며, 심한 경우 출혈이나 혈전이 발생합니다. 즉, 치질은 단순한 상처나 염증이 아니라 ‘혈관 기능 저하’로 인한 순환 질환입니다.
2️⃣ 디오스민의 약리 작용 핵심 – ‘정맥 강화와 염증 억제’
디오스민은 감귤류 껍질에서 추출한 플라보노이드계 정맥강화제로, 다음 세 가지 기전을 통해 치질 증상을 완화합니다.
1. 정맥 수축력 강화 (Venotonic effect)
디오스민은 정맥벽 평활근의 노르에피네프린 반응을 높여 정맥을 수축시키고, 혈액이 아래로 몰리는 것을 방지합니다. 이를 통해 항문 정맥의 울혈이 줄어들고 부종이 완화됩니다.
2. 모세혈관 투과성 억제 (Capillary protection)
염증이 생기면 혈관 벽이 약해져 혈장이 새어나오며 부종과 통증이 심해집니다. 디오스민은 모세혈관 내피세포를 안정화시켜 수분 누출과 염증 물질의 확산을 차단합니다.
3. 림프 순환 촉진 (Lymph drainage)
디오스민은 림프관의 수축 주기를 증가시켜 체액과 염증 부산물의 배출을 돕습니다. 이로써 항문 주변 부종이 빠르게 가라앉고 통증이 줄어듭니다.
3️⃣ 항염·항산화 효과 – 염증의 악순환을 끊다
디오스민은 단순히 혈류를 개선하는 것을 넘어, 염증 반응 자체를 억제하는 항염·항산화 효과를 가집니다.
• 염증 유발 효소인 COX-2, TNF-α, IL-6의 발현을 억제하여 혈관 확장과 통증 반응을 줄입니다.
• 활성산소(ROS)를 제거해 혈관 내피세포 손상을 방지하고, 염증의 만성화를 막습니다.
이러한 작용 덕분에 급성 치질의 통증, 부종, 출혈 완화 속도가 빨라지고, 재발률도 낮아집니다.
4️⃣ 임상 근거 – 급성 치질 환자에서의 디오스민 효과
여러 임상 연구에서 디오스민의 효과가 입증되었습니다.
•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다기관 연구에서, 급성 치질 환자에게 디오스민 3000mg/일을 3일간 투여한 결과, 통증·출혈·부종이 80% 이상 감소했습니다.
• 7일 복용 후에는 출혈 빈도와 배변 후 통증이 유의하게 줄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환자 비율이 절반 이하로 감소했습니다.
이는 디오스민이 단순 증상 완화제가 아니라, 항문 정맥의 병태생리적 원인을 직접 교정하는 약리 작용을 가진 약물임을 의미합니다.
5️⃣ 복용 방법 – 급성과 만성에 따라 다릅니다
• 급성 치질:
첫 3일간 하루 6정(총 3000mg)을 아침·점심·저녁으로 나누어 복용한 뒤, 이후 4일간 하루 4정(2000mg)을 복용합니다.
• 만성 치질 및 정맥부전:
하루 1000mg(또는 500mg 2회)을 꾸준히 복용합니다. 복용은 식후 15~30분 이내가 가장 좋으며, 위장 자극이 있을 경우 식사 직후 복용을 권장합니다.
6️⃣ 부작용과 주의사항
디오스민은 천연 플라보노이드계 약물로 안전성이 높은 편이지만, 드물게 위장불편감, 속쓰림, 두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항응고제(와파린, 아스피린)와 병용 시 출혈 가능성이 있으므로 혈액 관련 약물을 복용 중인 사람은 반드시 의사 상담 후 복용해야 합니다. 임신 중에는 단기 복용 시 비교적 안전하다는 보고가 있으나, 임신 1기에는 복용을 피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7️⃣ 디오스민 복용 시 함께 지켜야 할 생활습관
• 변비 예방: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과 충분한 수분 섭취
• 오래 앉지 않기: 1시간마다 5분 정도 서서 걷기
• 온수 좌욕: 하루 10~15분씩 항문 주위 근육을 이완시켜 혈류 개선
• 운동: 가벼운 걷기나 요가로 정맥 펌프 기능 강화
약물 복용과 함께 이러한 습관을 병행해야 재발률을 낮출 수 있습니다.

결론 – 디오스민은 ‘혈관의 구조를 회복하는 치질 치료제’입니다
치질의 근본 원인은 단순 염증이 아니라 정맥순환의 실패입니다. 디오스민은 혈관 벽의 수축력 회복, 모세혈관 안정화, 림프 배출 촉진, 염증 억제를 통해 항문 정맥의 생리 기능을 정상화시킵니다. 즉, 통증을 덮는 약이 아니라 원인을 교정하는 약리학적 치료제입니다. 꾸준한 복용과 생활 관리가 병행된다면, 디오스민은 치질 치료에서 약보다 더 큰 ‘순환의 회복’을 선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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