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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틸리초 호수란? – 해발 4,919m,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수의 비밀

by cococooo 2025. 10. 20.

네팔 히말라야의 중심부, 안나푸르나 산군(Annapurna Range) 깊숙한 곳에는 ‘하늘에 닿은 호수’라 불리는 틸리초 호수(Tilicho Lake) 가 있습니다. 해발 4,919m,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이 호수는 눈 덮인 산맥 사이에서 신비로운 푸른빛을 내며, 수많은 여행자와 순례자들을 끌어들이는 곳입니다. 단순한 고산 호수가 아닌, 지질학적·종교적·자연적 신비가 공존하는 성스러운 공간으로 여겨집니다.

1. 틸리초 호수의 위치와 지리적 특징


틸리초 호수는 네팔 안나푸르나 지역(Annapurna Region) 에 속하며, 마낭(Manang) 마을에서 북쪽으로 약 20km 떨어진 고산지대에 위치합니다. 서쪽으로는 틸리초 봉(Tilicho Peak, 7,134m) 이 우뚝 서 있고, 동쪽으로는 안나푸르나 I(8,091m), 강가푸르나(7,455m) 등 세계적인 고봉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습니다.

호수의 면적은 약 4km², 수심은 85m 이상으로 추정되며, 빙하와 눈 녹은 물이 모여 형성된 ‘빙하 호수(Glacial Lake)’입니다.

이 호수는 지구상에서도 가장 높은 고도에 위치한 상시 수면 호수로 기록되어 있으며, 네팔 정부에서도 공식적으로 “The Highest Lake in the World” 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2. 어떻게 생겨났을까? – 빙하와 지질이 만든 천상의 거울


틸리초 호수는 약 2만 년 전 마지막 빙하기 동안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히말라야 산맥의 거대한 빙하가 이동하면서 골짜기를 깊게 파고, 빙하가 녹으면서 생긴 물이 현재의 호수로 남은 것입니다.

지질학적으로 틸리초 지역은 석회암과 편암 지층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물속에는 미세한 광물 입자가 부유합니다.

이 입자들이 햇빛을 산란시키며 호수에 특유의 청록색·코발트블루 색감을 만들어내죠.

맑은 날에는 하늘과 산이 그대로 반사되어, 마치 하늘이 호수에 내려앉은 듯한 착각을 일으킵니다.


3. 기후와 환경 – 일 년의 절반은 얼음에 덮인 호수


틸리초 호수의 고도는 거의 5,000m에 달하기 때문에, 기후는 극한에 가깝습니다.

평균기온은 연중 대부분 0℃ 이하이며, 11월부터 4월까지는 완전히 얼어붙은 상태로 유지됩니다.

5~6월이 되면 얼음이 서서히 녹으며, 짙은 푸른색 호수로 변합니다.

호수 주변에는 나무 한 그루 없고, 공기는 희박하며, 미세한 바람 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그 고요함과 맑음 때문에 여행자들은 종종 “이곳은 지구가 아닌 듯한 느낌”이라 표현합니다.


4. 신화와 전설 – “신들이 목욕한 호수”


현지 마낭(Manang) 지역 주민과 티베트계 불교도들에게 틸리초는 성스러운 순례지입니다.

힌두교 경전 《라마야나(Ramayana)》에도 언급된 곳으로, 신 라마의 추종자들이 이 호수에서 목욕하며 죄를 씻었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불교에서도 이곳은 ‘청정한 업(業)을 씻는 장소’로 여겨지며, 매년 일부 순례자들이 수일간의 고산 여정을 견뎌 이곳에 도달해 기도를 드립니다.

그래서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정화의 경험을 주는 장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5. 트레킹 루트와 접근성


틸리초 호수는 일반 차량으로는 접근이 불가능하며, 도보 트레킹으로만 도달할 수 있는 오지입니다.

보통 안나푸르나 서킷 루트를 따라 마낭(Manang) 에 도착한 뒤,

• 쉬리 쿠카르(Shree Kharka) →
• 틸리초 베이스캠프(Tilicho Base Camp) →
• 틸리초 호수(Tilicho Lake)

까지 2~3일에 걸쳐 이동합니다.
루트 중간에는 산사태 지역과 급경사 구간이 있어 가이드 동반이 권장됩니다.


6. 왜 여행자들이 틸리초에 끌릴까?


많은 트레커들이 “안나푸르나를 걸었지만, 진짜 목적지는 틸리초였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이곳에서는 자연의 경이와 인간의 한계가 만나는 순간을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파란 얼음호수 앞에 서면 시간의 감각이 사라지고, 세상의 소음이 모두 멈춘 듯한 고요가 찾아옵니다.
그 감정은 ‘도전의 성취’가 아니라 ‘존재의 경외’에 더 가깝습니다.



결론 – 하늘과 맞닿은 호수, 틸리초

틸리초 호수는 단순히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수’라는 기록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그곳은 자연이 인간에게 허락한 가장 순수한 공간이자, 세상의 모든 소음을 잊게 만드는 장소입니다.

히말라야의 심장에서, 눈 덮인 봉우리들 사이에서 고요히 빛나는 파란 거울—그것이 바로 틸리초입니다.

“틸리초는 인간이 오를 수 있는 마지막 경계선,
그 끝에서 자연은 우리에게 침묵으로 말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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