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안나푸르나 지역에 자리한 틸리초 호수(Tilicho Lake) 는 해발 약 4,919m,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고지대 호수 중 하나로 꼽힙니다. 안나푸르나 서킷(Annapurna Circuit)을 걷는 이들 중 일부만이 이곳까지 향할 만큼, 길은 험하고 공기는 희박하지만 그만큼 감동도 깊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마낭(Manang)에서 출발해 틸리초 호수까지의 실제 트레킹 코스를 단계별로 정리해보았습니다.
1단계: 마낭(Manang, 3,540m) – 쉬리 쿠카르(Shree Kharka, 4~5시간 소요)
틸리초 트레킹의 출발점은 안나푸르나 서킷의 중심 마을인 마낭입니다. 이곳에서 고산 적응을 하루 정도 거친 뒤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됩니다.
초반 구간은 완만한 오르막이 이어지며, 길 양쪽으로 히말라야의 설산이 병풍처럼 펼쳐집니다. 길 중간에는 카가 베니(Khangsar) 마을이 있으며, 점심을 먹고 쉬기에 좋은 중간 지점입니다.
쉬리 쿠카르에 도착하면 작은 게스트하우스들이 줄지어 있고, 이곳에서 하루를 묵으며 다음 날을 대비합니다.
🗓️ 거리: 약 10km / 소요시간: 4~5시간 / 난이도: ★★☆☆☆
2단계: 쉬리 쿠카르 – 틸리초 베이스캠프(Tilicho Base Camp, 4,150m / 3~4시간 소요)
이 구간은 가장 위험하면서도 아름다운 길로 꼽힙니다. ‘Landslide Area(산사태 지역)’로 불리는 구간을 지나게 되는데, 길이 좁고 낭떠러지 옆으로 흙길이 이어져 긴장이 필요합니다.
속도를 내지 않고 천천히 걷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가이드나 포터의 안내를 따르는 것이 안전합니다. 중간 중간 바람이 세게 불기 때문에 스틱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틸리초 베이스캠프에 도착하면 기본 숙소와 간단한 식당이 있으며, 고산에서의 하룻밤을 보낼 수 있습니다.
🗓️ 거리: 약 8km / 소요시간: 3~4시간 / 난이도: ★★★★☆
3단계: 베이스캠프 – 틸리초 호수(Tilicho Lake, 4,919m / 2~3시간 소요)
이 코스는 트레킹의 하이라이트이자 가장 험한 구간입니다. 새벽 4~5시경 출발해 해가 뜨기 전 고도를 올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해발 4,500m를 넘어서면 산소가 급격히 줄어들어 호흡이 짧아지고, 눈보라가 잦은 날에는 시야가 좁아집니다. 그러나 그 고비를 넘으면 눈앞에 펼쳐지는 틸리초 호수의 푸른빛은 모든 고통을 잊게 만듭니다.
호수에 도착하면 잠시 머물러 사진을 찍거나 명상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날씨가 변덕스러우므로 30분 이내에 하산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거리: 약 5km / 소요시간: 2~3시간 / 난이도: ★★★★★
4단계: 하산 – 베이스캠프 복귀 후 쉬리 쿠카르 또는 마낭으로 하산
호수에서 다시 베이스캠프로 내려오는 길은 2시간 정도 걸립니다. 이후 일정에 따라 쉬리 쿠카르에서 1박 후 마낭으로 복귀하거나, 체력이 좋다면 하루에 마낭까지 내려올 수도 있습니다.
하산 시에는 고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숨이 한결 편해지며, 내려오면서 비로소 주변 풍경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보너스 루트: 틸리초 패스(Tilicho Pass, 5,230m) – 메소캉(Mesokanto La, 5,100m)
고산 트레킹 경험이 많은 여행자라면 틸리초 호수에서 더 높은 틸리초 패스를 넘어 조믈솜(Jomsom)으로 향하는 루트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구간은 고도 5,000m 이상을 장시간 이동하는 고위험 구간으로, 경험자와 가이드 동반이 필수입니다.
트레킹 전 필수 팁
• 고산 적응 일정 확보: 마낭에서 최소 1박 이상은 고산 적응을 해야 합니다.
• 출발 시기: 35월(봄) 또는 1011월(가을)이 가장 안정적입니다.
• 장비 준비: 방풍재킷, 고산용 부츠, 헤드램프, 선글라스, 스틱 필수.
• 고산병 예방: 물 자주 마시기, 천천히 걸기, 하루 고도 상승 500m 이하 권장.

마무리 – “틸리초는 풍경이 아니라 여정이다”
틸리초 트레킹은 단순한 ‘호수 방문’이 아닙니다. 공기 한 모금이 소중해지고, 한 걸음이 성취가 되는 길, 그것이 이 트레킹의 진짜 매력입니다. 마낭에서 시작된 발걸음이 얼어붙은 호수 위의 고요함에 닿을 때, 당신은 더 이상 단순한 여행자가 아니라 자연과 마주한 탐험가가 됩니다.
“틸리초는 끝이 아니라, 자신을 확인하는 길의 마지막 고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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