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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안나푸르나를 다녀온 여행자들이 틸리초를 ‘진짜 목적지’라 부르는 이유

by cococooo 2025. 10. 21.

네팔 트레킹의 대표 코스는 단연 안나푸르나 서킷(Annapurna Circuit) 입니다. 그러나 그 긴 여정 속에서도 단 한 곳, 여행자들이 숨을 죽이고 바라보게 되는 특별한 장소가 있습니다. 바로 틸리초 호수(Tilicho Lake) 입니다. 해발 4,919m,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자리한 이 호수는 단순한 트레킹 목적지가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한계를 동시에 느끼게 하는 성지로 불립니다. 그렇다면 왜 수많은 여행자들이 안나푸르나 완주보다 ‘틸리초’를 진짜 목적지로 기억할까요?


첫 번째 이유: “안나푸르나의 파노라마보다 깊은 감정이 남는다”


안나푸르나 서킷은 다양한 고산 풍경을 보여주지만, 틸리초 호수에 이르면 풍경의 스케일이 달라집니다. 그곳은 산의 형체보다 ‘빛과 고요’가 지배하는 공간입니다. 하늘과 호수가 구분되지 않을 만큼 맑은 파란빛, 그리고 소리 하나 없는 바람 속에 서면 누구나 자신이 ‘지구 위의 마지막 곳’에 도달한 듯한 감정을 느낍니다. 사진으로는 절대 담을 수 없는 투명한 공기와 차가운 고요함이, 여행의 진정한 목적을 되묻습니다.


두 번째 이유: “힘든 여정의 끝에서 얻는 진짜 성취감”


마낭(Manang)에서 출발해 쉬리 쿠카르(Shree Kharka), 틸리초 베이스캠프를 거쳐 호수까지 오르는 길은 쉽지 않습니다. 산소는 절반으로 줄고, 한 걸음마다 심장이 크게 뜁니다. 그러나 그 고통이 클수록 정상에서의 감동은 배가됩니다.

많은 여행자들이 ‘틸리초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풍경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자신이 이 길을 걸어온 이유를 스스로 증명했다는 감정 때문입니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이 ‘도전’이라면, 틸리초는 ‘자기 완성’에 가깝습니다.


세 번째 이유: “사람보다 자연이 중심이 되는 곳”


틸리초까지 오르는 길에서는 마을이나 상점이 거의 없습니다. 전기가 끊기고, 인터넷도 닿지 않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고립이 여행자를 ‘진짜 자연 속의 존재’로 되돌려 놓습니다. 세상과 단절된 그 순간, 눈 앞의 빙하와 하늘, 그리고 자신의 숨소리만이 존재합니다. 여행자들은 그곳에서 비로소 ‘자연이 중심이고 인간은 그 일부’라는 사실을 체험적으로 깨닫습니다.


네 번째 이유: “전설과 신화가 깃든 신성한 호수”


현지 마낭족에게 틸리초는 단순한 호수가 아닙니다. 신들이 머무는 장소, 정화의 공간으로 여겨집니다. 불교와 힌두교 순례자들 또한 매년 이곳을 찾아 명상과 기도를 올립니다. 이처럼 틸리초는 자연경관을 넘어, 종교적·정신적 의미를 지닌 공간으로 존중받습니다. 그 덕분에 트레커들도 이곳을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성스러운 도착점’으로 기억합니다.


다섯 번째 이유: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되는 곳”


틸리초에 오른 사람들은 하나같이 말합니다.
“여기까지 왔지만, 이제부터 진짜 여행이 시작된 것 같다.”
그만큼 이곳은 마음을 비우게 하고, 다시 나아가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고산의 바람은 고통스럽지만, 동시에 머릿속을 비워줍니다. 이곳에서 본 하늘의 푸른빛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다시 살아갈 이유를 선물하는 색으로 남습니다.

 

정리 – “틸리초는 풍경이 아니라 경험이다”


안나푸르나 서킷을 완주해도, 틸리초에 가지 않으면 어딘가 미완성처럼 느껴진다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틸리초는 인간이 자연 앞에 겸허해지는 순간을 주는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길은 고되고, 공기는 희박하지만, 그 끝에는 그 어떤 보상보다 깊은 고요와 평화가 기다립니다.

“누구나 산을 오르지만, 틸리초는 마음으로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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