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바르 뭉크의 대표작 〈절규(The Scream)〉는 현대 미술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일그러진 얼굴, 뒤틀린 하늘, 파도처럼 휘어진 풍경은 인간 내면의 불안과 공포를 극적으로 표현합니다. 그런데 이 그림 속 배경은 실제 장소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 알고 계셨나요?
뭉크가 묘사한 저 뒤틀린 하늘과 언덕, 그리고 아래 펼쳐진 물은 단지 상상 속의 풍경이 아니라, 노르웨이 오슬로 근처의 실제 장소입니다. 그곳은 바로 에케베르그 언덕(Ekeberg Hill)입니다.
1. 그림 속 장소 – 에케베르그 언덕에서 본 오슬로 피요르드
〈절규〉 속 배경은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의 동쪽에 위치한 에케베르그(Ekeberg)라는 언덕 위 풍경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뭉크가 자주 산책을 즐기던 코스로, 언덕에서 내려다보면 오슬로 피요르드와 도시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장소입니다.
뭉크는 1892년 자신의 일기에서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나는 길을 따라 걸었다. 해가 졌고, 하늘은 피처럼 붉었다. 나는 우울함을 느꼈고, 멈춰 섰다. 피요르드와 도시 너머 하늘은 피처럼 불타고 있었다. 친구들은 계속 걸었고, 나는 거기 남아 마치 자연을 관통하는 끝없는 절규를 들은 듯했다.”
이 구절은 바로 〈절규〉의 심상과 배경이 탄생한 순간이기도 합니다. 에케베르그 언덕에서 해질녘 붉게 물든 하늘과 피요르드를 내려다보며 느낀 감정, 그리고 극도의 불안과 고독이 이 작품에 그대로 담겨 있는 것입니다.
2. 하늘이 붉게 물든 이유 – 자연 현상일까, 감정의 반영일까?
〈절규〉의 하늘은 마치 하늘 전체가 불타는 듯 붉은빛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이 장면은 단지 감정 표현일 수도 있지만, 일부 학자들은 당시 하늘의 실제 모습이었을 가능성도 제시합니다. 그 시기, 1883년 인도네시아의 크라카토아 화산이 폭발하면서 전 세계 하늘에 붉은 석양이 오랜 기간 나타났습니다. 뭉크가 절규를 구상한 시점은 그로부터 약 10년 후지만, 어린 시절 본 붉은 하늘이 기억과 감정 속에 남아 있다가 작품으로 표현되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3. 에케베르그 언덕의 의미 – 단순한 풍경을 넘어선 감정의 무대
뭉크에게 에케베르그는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이 언덕 위에서 죽음, 불안, 고립, 존재에 대한 감정을 깊이 마주했으며, 그 심상이 수많은 그림 속 배경으로 다시 등장합니다. 특히 〈절규〉 외에도 〈병든 아이〉, 〈불안〉, 〈절망〉 같은 그림에서도 이 지역의 분위기와 시선 구도를 차용한 흔적이 보입니다.
즉, 에케베르그 언덕은 뭉크의 삶에서 예술적 감정을 발화시키는 장소이자, 심리적 절규가 터져 나온 무대였던 셈입니다.
4. 지금도 방문 가능한 절규의 장소
오늘날 에케베르그는 ‘절규의 길(Skrik-ruten)’이라 불리는 산책로를 통해 뭉크의 발자취를 따라가 볼 수 있는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언덕 정상에 오르면 〈절규〉 속 배경과 거의 같은 풍경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으며, 곳곳에는 뭉크의 인생과 작품에 대한 안내 표지판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절규〉는 단지 머릿속 상상의 이미지가 아닙니다. 그 배경은 실제로 존재하며, 뭉크가 혼자만의 고통과 불안에 휩싸였던 장소였습니다. 오슬로 피요르드를 내려다보며, 그는 자신이 느낀 존재의 외침을 강렬한 색과 흐느끼는 선으로 표현했습니다.
절규의 배경은 곧 뭉크의 내면이며, 우리 모두가 한 번쯤 마주하는 감정의 풍경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도 이 그림 앞에서, 자신의 절규를 듣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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