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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하맘(Hamam)이란? – 이집트식 비둘기 요리의 전통과 풍미

by cococooo 2025. 4. 28.

이집트의 전통 요리 중 가장 독특하고 상징적인 메뉴를 고르라면, 많은 이들이 하맘(Hamam)을 꼽습니다. 하맘은 단순히 ‘비둘기 요리’가 아니라, 이집트인의 정체성과 환대 문화, 그리고 수천 년 이어져 온 요리 기술이 담긴 전통 음식입니다. 외국인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지만, 이집트 결혼식, 잔치, 손님 초대 자리에는 빠지지 않는 고급 요리로 여겨지며, 카이로의 전통 레스토랑이나 지방의 가정에서도 종종 만나볼 수 있습니다.


1. 하맘이란 무엇인가요?


하맘은 아랍어로 ‘비둘기’를 의미하며, 이 요리는 주로 작고 살이 부드러운 집비둘기(domestic pigeon)를 사용합니다. 이집트에서는 비둘기 사육이 오랜 전통을 가진 생활문화의 일부이며, 도심과 농촌 모두에서 하맘  탑(pigeon towers)이라 불리는 특이한 구조물에서 사육된 비둘기들이 요리에 쓰입니다. 하맘 요리는 일반적으로 속을 채운 비둘기를 통째로 구워 내는 방식이며, 조리 전 정성스럽게 손질되고, 허브와 향신료, 쌀이나 곡물로 속을 채워 요리합니다.



 

2. 전통적인 조리법 – 하맘 마흐시(Hamam Mahshi)


가장 흔한 형태는 하맘 마흐시(Hamam Mahshi)로,
‘마흐시’는 속을 채운 음식을 뜻합니다.

채우는 재료:

• 프리카(Freekeh): 볶은 녹색 밀 → 고소하고 씹는 맛이 좋음
• 또는 쌀을 사용하기도 함
• 향신료: 계피, 후추, 정향, 육두구, 고수, 민트
• 간 양파, 마늘, 간혹 다진 간과 견과류도 포함

조리 방식:

1. 속을 준비하고, 깨끗하게 손질된 비둘기에 채운다
2. 끓는 육수에 삶아 속까지 익힌 후,
3. 노릇하게 구워 겉면을 바삭하게 마무리

이집트 사람들은 하맘을 소스 없이 담백하게 먹으며,
곁들임으로는 타히니 소스, 피클, 이집트식 납작빵(아에시)을 함께 곁들입니다.


3. 하맘의 맛과 식감


하맘의 맛은 닭고기보다 진하고, 오리고기보다는 덜 기름진 중간쯤의 느낌입니다. 특히 프리카나 쌀로 채워진 속은 고기의 풍미와 향신료의 조화로 깊은 맛을 냅니다. 껍질은 바삭하고 속살은 촉촉하며, 한 마리를 통째로 즐기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조심할 점은 비둘기 뼈가 작고 날카롭기 때문에 먹을 때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 이 또한 하맘을 먹는 특별한 경험으로 여겨지곤 합니다.


4. 하맘은 언제 먹나요?


하맘은 축제 음식이자 환대의 상징입니다.

• 결혼식, 약혼식, 라마단 이프타르(해가 진 후 식사)
• 특별한 손님 방문 시
• 레스토랑에서의 고급 메뉴

하맘은 손님을 위한 정성과 가정의 따뜻함이 담긴 음식으로, 이집트 사람들에겐 단순한 식사를 넘어 문화적 자긍심이 담긴 요리입니다.

 

맺음말 – 고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음식의 품격


하맘은 고대 이집트 파피루스 문서에도 등장할 만큼, 수천 년의 역사를 지닌 전통 요리입니다. 그 속에는 이집트의 자연, 농경 문화, 가정의 역할, 그리고 손님을 대하는 마음까지 녹아 있죠. 이집트를 여행한다면, 한 끼의 하맘을 꼭 경험해보세요. 그 한 입이 곧, 이 땅의 유산과 환대를 함께 맛보는 순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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